본문 바로가기
Diario/2021

내가 좋아하는 시간 - 무해한 드라마를 보고 마음이 편안해질 때

by 산차. 2021. 7. 11.

내 별명은 할머니. 몸이 약하고 항상 할머니가 드실 것 같은 음식만 먹어서 그렇다. 드라마 같은 걸 볼 때에도 취향이 일관적이다. 마음이 편해야 하니까 자극적인 것은 못본다. 무해한 것이 제일이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건 설렘을 주는 서사. 그렇지만 깊은 갈등과 긴장감이 동반된 설렘은 힘들다. 그냥 슴슴한 것. 그래 백석의 국수에 나오는 그런 슴슴한 맛을 좋아한다.


그래서 커피프린스를 5번 정도 봤다. 지금은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다시 보고 있다. (처음 볼 땐 감정 소모적인 씬은 모두 스킵했다. 두번째 볼때는 내용을 다 아니까 그냥 본다) 하트시그널을 스무번 정도 본 것 같다. (대략 체감하는 게 그렇다) 인간극장도 본다. 랜덤한 배경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인간 공통의 희로애락은 결국 같구나 느낀다. 나만 이런게 아니지 공감하고 위로받고 또 응원한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할머니의 컨텐츠 취향은 이렇다.


나 같은 디지털 할머니가 꽤 있을 거 같다. 이미 세상 밖에 너무 자극적이어서 모니터에선 마음 편한 것만 보고 싶은게 나만은 아닐테니까. 그래서 나는 마치 들기름에 무친 나물에 보리밥 먹듯 꼭꼭 씹어먹으면 더 건강한 맛이 나는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나 매순간 극적인 순간인 이야기들 말고 사람들이 일상을 사는 이야기 아니면 감정이 진실한 이야기, 피상적이지 않고 솔직한 것. fake 하지 않은 것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