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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io/2021

중고 거래 전문가

by 산차. 2021. 3. 31.

우리 집 살림의 8할은 중고다. 3할 정도는 우리가 각각 살던 전 집 살림이고 굵직굵직한 5할은 중고로 구한 아이들이다. 그 중 가장 잘 구한 물건은 6인용 대리석 식탁이다. 과장 안하고 무게가 800kg 정도 나갈 것 같다. 이 식탁은 Serangoon에 사는 부자 가족이 이사를 할 때 무료 나눔 한 제품이다. 캐로셀에 올린지 2분 만에 G가 연락해서 득템한 경우다. 무거워서 배송비가 16만원 정도 들었으나, 두 성인 남성이 식탁 상판 옮기는 걸 직접 본 나는 그 가격에 토를 달 수 없었다. 그 날 사고가 안났음에 감사할 정도.

테이블 다음으로 잘 산 건 마루에 있는 삼성 50인치 TV다. 이것도 우리 바로 옆동네에서 24만원에 득템해왔다. 세 명이서 그 집에 찾아가 일사천리로 티비를 들어 차에 싣고, 무릎에 앉혀 조심히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했다. 꾼이 따로 없는 전문적인 운반이었다.

식탁에 있는 Crate barrel 성탄절 트리도 중고로 가져왔다. 내가 한 때 캐로셀에 빠져 중고 거래를 많이 했는데, 지금 쓰는 이케아 책상, 이케아 침대 프레임, 시몬스 매트리스 모두 중고고, 가구 밖에 야마하 디지털 피아노, 바이올린, 리파 캐럿 등 고가 물건들은 대게 중고 물건들이다. 물론 실패한 것도 있다. 중고거래의 가장 큰 비용은 물건이 내가 원하던 것과 다를 때, 거래하는 사람이 똥매너일 때의 감정 소비다. 한 때 중고거래를 찬양하였으나, 세상에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없고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판매도 몇 번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판매가 성사 되기까지 문자하랴 가격 네고하랴 기다리랴. 그리고 내가 산 가격 비하면 정말 얼마 안 되게 팔아야 팔린다. 물론 물건을 팔고 정리했을 때의 후련함은 좋지만 베스트는 애초에 그런 물건들은 사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의 bottom line이 뭐냐면 소비할 때 타협하지 말자. 마치 맥북을 10년 가까이 쓰는 것 처럼. Noa 매트리스를 샀지만, 결국엔 시몬스 매트리스를 사게 되는 것 처럼. 어정쩡하게 소비하느니 사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사고 온전히 만족하고 뒤도 돌아보지 말자.


내 싱가폴 첫 중고거래 - 야마하 디지털 피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