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 나이로 돌아간다면, 좀 더 자주 밤의 한강에 가 맥주를 마실 거야.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마음으로 강을 찾을수 있는 건 그때뿐이니까. 좀 더 자주 낯선 동네의 골목길을 헤매고, 좀 더 자주 버스의 종점까지 가 볼거야. 그럼 낯선 것은 두려운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일 뿐이라는 걸 좀 더 일찍 깨달을 테니까. 해가 지는 옥탑의 평상 위가 무대인 듯 올라서서 노래도 부를 테고, 소란스러운 술자리에서 두 눈을 질끈 감고 고백도 할 거야. 부르지 못한 노래와 하지 못한 고백은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Diario/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