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9월
난 떠날거야
사이좋게 한 잔씩 마셨다. 올 여름만큼 맥주를 많이 마시던 때는 없었다.
비가 온다. 비가 오는 것도, 비가 오는 소리도, 비가 오는 냄새도 모두 다 좋은데 천둥번개 치는 것은 무섭다. 어렸을 땐 엄마 옆에서 자느라 몰랐고, 고등학교 땐 룸메와 함께였다. 스무살이 넘어서 혼자 살아보니 알겠다. 저 소리가 무섭다. 잠에 드려는(들려는?) 차 천둥번개가 치면 더더 무섭다.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뛴다. 잠이 다 깬다.
질투의 화신을 보았다. 근 10년간 처음부터 끝까지 본 드라마가 손에 꼽는다. 개중에는 처음엔 흥미를 끌었으나 그 끝이 미약하여 도중에 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비디오 클립이 잘 편집되어서 대충 짤방으로도 드라마 훑어보기가 편리하다. 사실 드라마 그 긴 걸 다 보는 것도 내겐 귀찮고 지루한 일이었다. 그런데 질투의 화신은 재밌더라. 4회까지 매 본방이 끝나면 근 4시간 안으로 다시보기를 했으니 이 정도면 방송에 대한 충성도는 높다. 다만 드라마가 식상해지는 6-7화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운세 한 마디 같다.) 아무튼 나는 그 드라마를 보고, 특히 예고편을 보고서 기분이 좋았다. 설렜다. 그러니까 그 드라마는 내게 그 어떤 특별한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만히 있는 드라마에 빠져 들어간 격이었다. 그냥 나는 그 드라마 캐스팅(드라마의 반)이 좋다. 아주 귀여운 드라마야. 자주 말했지만 귀여운게 장땡이니까.
어제부터 건강하게 먹기로 했다. 근 두세달 형편없이 먹었더니 피부가 나빠졌다. 몸도 내가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분명 좋진 않았을거야. 어제는 과자를 좀 주워먹고 감자'튀김'을 먹고 맥주를 마셨다. 근데 맥주는 왠지 괜찮을거같다.. 곡류 발효한거니까.. 아무튼 맥주 빼고는 EK 의 절제력과 인내, 본인을 위한 마음을 보고 배우기로 했다. 역시 Inspiration Katong.
9월은 좋은 달이 될 것 같다. 우선은 상징적으로 가을이고, 그리고 오랫동안 못 보았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고, 추석이 있고, 나는 이 좋은 날씨에 학교에 갈 것이고, 그래서 학생인냥 캠퍼스 생활을 하고, 어쩌면 가끔은 포관 지하 JJ수업을 몇번 들을테고, 그러면서 지난 학기 생각이 날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수업에서 애증의 JJ 이야기를 들으며 웃을 것이고, 그 자체로도 힘이 될 것이고, 그냥 아니 그냥 좋을 것 같다 9월은.
생각해보니 9월이 너무 빨리 왔다. 1년이 빨리 지나갔다. 2016 상반기 잃어버린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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