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의 몇 안 되는 위로 중 하나는 당신이었다. 근데 그 위로는 다 내맘대로였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만 보고듣고서 내 위안을 챙겨갔다. 내 편의적인 사랑에 정작 당신을 본인으로 살지 못하게 했다.
당신들을 좋아했던 지난 날에 회의가 몰려온다. 당신들 마음과 몸이 멍드는 일에 내가 더 부채질했어. 내가 널 소비했어. 서로 병들게 했어.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음을 한 번 더 확신해.
제대로 위로 받지 못했을 당신에게 하는 뒤늦은 사과와 감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위로하는 법도 위로받는 법도 못 배우고 자라버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이렇게 크게 잃고서야 후회하고 반성하는 내가 어리석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성숙하지 못해 왜 하필 너였을까 되물어. 그게 너여서 더 아파. 유독 공감하고 소통하고 노력하던 사람이었어서 세상이 더 가혹하게 느껴져. 우린 왜 이런 세상에 태어나 서로 마음 아픈 끝을 보게 되었을까. 또 다른 당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게.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투성이인 세상에서 잘못을 말하고 고쳐갈게. 우리가 즐기고 웃던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했던건지 꼭 잊지 않을게.
그 곳에선 위로받고 쉬어. 삶의 무게 모두 내려놓고 부디 편히 잠들어.
Diario/2017